도서소개
디오니소스를 찬양한 철학자, 포스트모더니즘의 대부 니체!
그의 철학적 유산 속에 들어 있는 폭력의 진실을 파헤치다
이 책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관점으로 동·서양 사상의 문명의 이론을 살펴본다. 특히 저자는 니체의 이론과 니체의 이론을 중심으로 세워진 포스트모더니즘을 분석하고 비판한다. 달리 말하면 이 책은 유대-기독교 이천 년 문명 안에서 포스트모더니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니체 철학 백 년의 유산에 대한 평가서다. 니체 철학의 유산을 평가하기 위해서 이 책이 취하는 두 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전략은 자연 과학을 탐구하면서 이루어지고, 다른 하나는 인문학적 의미를 다루면서 이루어진다. 이 두 전략은 니체의 철학에는 어떤 자유로움과 낭만적 미학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희생양 삼는 폭력이 숨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기독교의 가치와 진리가 자연과학에 끼친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모습을 매우 날카롭게 보여준다.
우선 저자는 르네 지라르의 이론을 중심으로 니체의 사상을 날카롭게 분석하며 니체의 사상 속에 들어 있는 폭력의 모습을 드러낸다. 니체 사상의 전제와 특징을 보여주고, 니체 백 년의 철학적 유산이 후대에 끼친 모습을 살피며 역사적 결과로 드러난 그 모습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니체의 『우상의 황혼』을 기독교적인 의미로 새롭게 이해하며, 또한 니체의 철학적 과제와 기획, 곧 유대-기독교적 가치의 “유쾌하면서도” 폭력적인 가치 전복을 다시금 전복시키고자 한다. 니체가 디오니소스의 이름으로 망치를 들고 폭력적으로 유대-기독교적 가치를 전복하고자 했던 그 신이교적 시도들이 가져온 정치적 비극도 살펴본다. 니체가 말하는 디오니소스적인 “즐거운 학문”의 새로운 폭력도 논한다. 유대-기독교 전통은 반우상주의 정신을 역사 속에 가져왔다. 우상의 황혼은 본래 유대-기독교적 영향사이지만, 니체는 이것을 전복시키려 했고 그 정치적 결과는 결코 유쾌하지 않았음이 드러난다.
이 책은 니체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니체의 철학을 재평가할 수 있는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니체와 관련해 국내에 소개된 저·역서들은 약 130종이고 이런 책들은 모두 니체를 긍정적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이 책은 니체의 이론에 있는 폭력적 모습과 전체주의적 모습을 드러낸다. 많은 포스트모더니스트도 니체를 낭만적으로 묘사하고 찬미하고 있지만, 이 책은 신선하고 설득력 있게 니체의 철학과 그의 철학적 유산 속에 있는 폭력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 독자들은 지금까지 익숙했던 니체의 사상과 니체의 유산에 맞서는 정일권 박사의 통찰력 있는 도전과 제안으로 지성적 만족과 감성적 카타르시스로 가슴이 뛸 것이다.
차례
들어가는 말
1장 문화의 기원과 기독교라는 스캔들
1. 계몽된 묵시록
2. 종교의 탈신성화와 기독교
3. 헤겔과 코제브, 지라르: 인정투쟁과 모방 욕망
4. 전복적이고 폭발적인 진리
5. 레비나스와 지라르: 타자의 얼굴과 타자의 욕망
6. 전체성의 신화와 폭력, 그리고 타자
7. 신들의 황혼과 그리스 동경
8. 신화적 영원 회귀의 전복
9. 해방적 성숙성
2장 디오니소스 대(對) 십자가에 달리신 자
1. 폭력에 대한 디오니소스적인 긍정
2.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옛 성스러움
3. 신은 죽었다. 우리가 그를 살해했다.
4. 기독교의 개인의 발견과 인간제물
3장 니체의 황혼과 지라르
1. 하버마스와 지라르: 정의의 윤리와 사랑의 윤리
2. 칼 슈미트와 지라르: 법철학의 신화적 기원
3. 우상의 황혼과 현대성의 아침놀
4. 정치 이전의 기초들과 배후문화
5. 디오니소스적 심연
6. 디오니소스적 통음난무와 카타르시스
7. 당당한 모더니즘과 기독교 도덕
8. 진정한 개인
9. 야수성과 인간성
10. 열정과 욕망의 기독교적 승화전략
11. 모방 욕망이 선을 압도하다
12. 희생양에 대한 성경적 근심과 새로운 복잡성
4장 유교와 불교 문명 간의 대화와 문명 담론
1. 칼 야스퍼스와 동아시아 고등종교
2. 희생제사에서 정의의 윤리로
3. 니체와 기독교: 그의 이중 유산과 “저주”
4. 세계 윤리와 세계 질서
5. 찰스 테일러와 지라르: 유대-기독교적 계몽
6. 유교 문명과의 드라마틱한 대화
7. 아시아적 가치와 유럽의 어제의 가치
8. 고난에 대한 위험한 기억
9. 십자가의 신학과 십자가의 인류학
10. 그리스도: 이 사람을 보라
11. 초라한 예수상과 거대한 붓다상
12. 기독교 인문학
5장 우상의 황혼과 자연과학의 탄생
1. 도킨스의 망상과 만들어진 신들(gods delusion)
2. 도킨스와 지라르: 밈, 미메시스 그리고 문화의 기원
3. 우상에 대한 환상
4. 자연과학의 모태로서의 기독교 세계관
5. 삼위일체론적 영감과 현대 물리학의 탄생
6. 다윈과 수도사 멘델의 유전학
7. 시바의 춤과 삼위일체 하나님의 원무
8. 종교와 폭력: 선교적 무신론의 등장
6장 기독교 미학: 어린 양과 거대한 짐승의 우상
1. “이름 없는 하나님”과 유대교의 반우상주의
2. 신들의 황혼과 휴머니즘의 탄생
3. 우상의 황혼과 현대의 우상파괴자들
4. 마음수련과 우상공자으로서의 마음
5. 파스칼과 지라르: 생각하고 욕망하는 갈대
6. 세상의 평화와 그리스도의 평화
7. 동물에게는 축제가 없다
8. 어린 양의 잔치: 새로운 축제로서의 예배
9. C. S. 루이스와 지라르: 복음서와 신화
10. 초월과 영광의 기독교 음악
11. 칼 바르트의 교의학: 칼뱅 신학과 모차르트의 교회 음악
12. 창조세계의 선함과 은총의 승리
7장 사회적 짐승의 우상과 군중의 병리학
1. 어린 양의 노래와 염소의 노래
2. 바티모와 지라르: 케노시스와 약한 사유
3. 비극으로서의 오페라
4. 디오니소스적 미학과 기독교 미학
5. 놀이하는 아이와 디오니소스적 불장난
6. 즐거운 학문으로서의 신학
7. 옛 사람들이 걸어온 악한 길을 걸으려는가?
8. 위험한 기억과 망각의 문화
9. 시몬 베유와 지라르: 사회적 짐승과 군중의 병리학
10. 교회 위의 베드로의 닭
11. 기독교 신사도와 불교 무사도
8장 미학적 전환과 윤리적 전화
1. 윤리적 유일신론
2. 미학적 전환과 윤리적 전환
3. 축복과 저주로서의 모방 욕망
4. 열대성 휴머니즘과 마녀사냥
5. 타자와의 폭력적 근접성과 적정소통
6. 유대-기독교적 가치 전복
7. 디오니소스적 데카당스
8. 신학적 전환과 진리, 윤리, 그리고 품성의 재탄생
9. 신들의 황혼
9장 기독교적 성숙성: 신비와 저항
1. 욕망의 모방성에 대한 깨달음
2. 타자에 대한 병적인 관심
3. 거대한 모방의 기계
4. 욕망의 독립운동과 적정 욕망
5.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교에서의 지적인 모험
주
참고문헌
저자소개
정일권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이론을 중심으로 동서양 사상을 문명담론의 차원에서 비교 연구하는 르네 지라르의 전문가다. 최근에는 빅뱅 우주론과 양자물리학, 미메시스 이론을 연구하며 우주의 기원과 문화의 기원을 탐구하고 있다. 또한 르네 지라르와 포스트모던 사상가들을 중심으로 미메시스 이론과 포스트모더니즘을 비교 연구하고 있으며, 지라르의 미메시스 이론과 기독교 신학을 다루고 기독교 인문학의 지평을 확장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군목으로 섬겼고, 독일 마르부르크(Marburg) 대학을 거쳐 유럽에서 르네 지라르 이론에 대한 학제적 연구 중심지로 성장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교 조직신학부 기독교 사회론(Christliche Gesellschaftslehre) 분야에서 신학박사(Dr. theol.)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인스부르크 대학교 인문학부의 박사 후기 연구자 과정에서 학제적 연구프로젝트 세계질서-폭력-종교』, 『정치-종교-예술: 갈등과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고 귀국했다. 르네 지라르를 두 번이나 직접 만나 연구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고, 국제 지라르 학회(Colloquium On Violence & Religion) 정회원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지라르의 이론으로 불교 문명의 역설을 분석해 불교 연구의 신기원을 이루는 연구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독일어 단행본 Paradoxie der weltgestaltenden Weltentsagung im Buddhismus (Wien/Munster: LIT Verlag, 2010)가 있다. 붓다가 은폐된 희생양이라는 최초의 주장이 이 책에 실려 있다. 이 책을 좀 더 진전시켜『붓다와 희생양: 르네 지라르와 불교 문화의 기원』(SFC 출판부, 2013)을 출간했고, 이 책은 제30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목회자료(국내) 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한동대학교, 고신대학교, 브니엘신학대학원에서 강의했으며, 국내 많은 인문학, 철학, 신학 학술대회에서 10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출판했다. 그 외 청어람아카데미, 현대기독연구원, 목회자 포럼, 인문학 서원과 연구공간 등에서 르네 지라르의 이론과 불교 연구에 대해 강의했다.